월에 한번 독서모임을 하는데, 모임을 할때마다 한달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고 느낀다.
‘벌써 한달이 지나서 우리 또 만났네요.’ 같은 느낌..!
그렇게 1년동안 꾸준히 만난 우리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자고 했다. 1년 회고 느낌으로.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됐고, 독서모임을 포함하여 나는 1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돌아보는 글이 되겠다.

일이 하기 싫어요.

일이 하기 싫다.
번아웃은 아니다.(내 마음 속에 번아웃 자가 진단기 있음) 그렇다고 개발이 재미없는 것은 아니고, 개발 외에 여러가지 신경써야 하는 일들이 조금 번거롭다고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뭐가 번거로웠을지 생각해봤다.

  • 문서 작성
    여기와서 문서를 좀 많이 쓴 편인데, 요구사항 정리와, 발표를 위한 ppt도 만들고, 보고서, 회의록, 기능 명세서 등등 다양하다. 문서 작성은 필요하기도 하고, 할 수록 는다고 생각해서 좋긴한데, 때로는 이 문서를 왜 작성해야하는지에 대한 목적이 명확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때마다 하기 싫다는 마음이 좀 크게 들었던 것 같다.
  • 목적이 불분명한 아무거나
    위에 쓴거랑 좀 이어지는 부분인데 이 일을 왜 해야하는지 모르겟는 것을 하라고하면 나는 도통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그냥 하기 싫어진다. 명확한 목적을 설명해 달라고해도, 충족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윗선에서 어떠한 마음의 변화 때문에 해야하는 일 같은 것…)
  • 의사소통
    실컷 의논해서 이렇게 저렇게 하자 하고 미팅이 끝났는데 아무도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고 메모 마저도 하지 않아서 나중에 기억하는 미팅내용이 다를때가 있다. 결과적으로 내가 받아야하는 데이터 key값이 다르고, 디자인이 다르고, 기존에 있던 기능이 다를때.. 참 의욕 떨어진다. 뭐.. 내가 하면 되는 부분이긴한데 이왕이면 노트북 가져온 사람이 그자리에서 작성해줬으면 하는 욕심이 있나보다..(회사에 노트북이 없음ㅠㅠㅠㅠ)

그렇지만 여전히 개발은 재밌다. 야근하면서 알아보기 힘든 로직을 리팩토링 하는 것도 재밌고, 여러가지를 고려하면서 하는 컴포넌트 설계도 재밌다. 어떻게 짜면 좋을지 고민하면서 하는 산책도 너무 좋다. 아직 멀었다고 느끼며 공부하는 그 순간도 좋다. image
(프로그래머가 코드만 치는 사람은 아니지만.. 아무튼 깨달음의 짤 이라고 해두자)

그래도 해야지 어쩌겠어

때때로 일이 하기 싫다고 느끼지만 그냥 한다. 하다보면 또 그냥 저냥 되기도하고 소소하게 그 안에서 동기부여를 찾기도 한다.
하기 싫은 일을 해버렸을때의 뿌듯함도 있다. 나를 이겨냈다는 기분이랄까. 내가 뿌듯해하거나 동기부여를 얻는 순간들을 적어 보려고 한다.(약간은 파워 긍정 마인드를 가져야..)

  • 뿌듯 모먼트
    나는 내가 으른으로써 책임감 있게 나를 잘 챙겼을때 뿌듯하다. 제때 밥을 먹는다던가, 술 마실때 안주를 챙겨 먹는다던가, 7시간 이상 잠을 잔다던가.. 뭐.. 그렇다.
    조금 하찮아 보일 수 있지만 내가 나를 잘 챙기는게 한때는 어려운 일이었어서 뿌듯할 수 밖에 없다.
    그 외에 운동을 하는 것도 뿌듯하고, 하루에 조금이라도 글을 쓰고, 책을 읽는 것도 뿌듯하다. 이런것들을 다 하고 게임을 하거나 좋아하는 일을 할때의 내 모습을 보는것도 뿌듯하다.
  • 동기부여 모먼트
    오래동안 회사 코드의 한 부분을 리팩토링 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계속 미뤄왔는데, 어느날 ‘이걸 계기로 블로그를 써도 좋겠는데?!’ 라는 생각을 하니까 동기부여가 ‘팍!’ 되었다. 리팩토링 책도 언젠가 사야지 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이걸 계기로 당장 주문했다.
    올해부터 운동을 꾸준히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매번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좀 귀찮고, 피곤해서 하기 싫은 마음이 크다. 그럴땐 운동 후 마실 시원한 맥주 한잔을 생각하면 몸이 저절로 움직인다.(약간은 덩실덩실 느낌과 함께..) 정작 운동이 끝나고 나면 피곤해서 맥주는 마시지 못하게 되는데, 운동을 하려던 본래의 목적은 달성했으니 크게 아쉬운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암튼 소소한 것들에서 동기부여를 받는 편이다. 글을 쓰고 보니 누군가 나에게 주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나에게 주는 동기부여가 훨씬 큰 작용을 하는 것 같아서 앞으로도 이런 저런 모먼트를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이런것 치고 좀 열심히 산 듯?

작년에는 분기별로 회고를 했다면 올해는 바쁘다는 핑계로 반기별로 회고를 진행했다. 하반기 목표는 잘 쉬는 것과, 취미 유지, 건강 관리, 나만의 강점 찾기 정도 였다.(상반기에는 따로 목표를 정해두지 않았다.)
해당 목표에 대한 리뷰를 해보자면,

  • 잘 쉬기
    끝내주게 잘했다. (100% 달성!><)
    주말에 빈둥거리기도 하고, 영화관도 가고, 칼퇴하면 바로 집에가서 ott와 함께 침대위에서 보내기도 했다. 잘 쉬기가 어찌보면 쉬워 보일 수도 있는데 공부나 일에 대한 압박감 없이, 그러니까 죄책감을 가지지 않고 쉬는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런 부담들을 모두 내려놓고 쉬는 것이 목표였고 만족할 만큼 잘 했다.
  • 취미 유지
    입사 전에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면서 관심사가 많이 넓어졌는데 그런 것들을 꾸준히하면서 유지하는게 목표였다. 결론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몇가지는 어쩔 수 없이 소홀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좀 아쉽다. (70% 달성)
    여기에 포함되는 항목 중 하나가 독서모임이었다. 1월에 시작한 독서모임을 1월 빼고는 모두 참석했고 매달 읽기로 정한 책도 한 권 빼고는 다 읽었다.
  • 건강 관리
    마음도 몸도 건강하게 코딩을 하고자 요가를 했었다. 반년 넘게 꾸준히 했었는데 어느날부터 쇄골 안쪽이 아파서 약 두달동안 운동을 못했던 것 같다. 병원을 가도 이유를 알 수 없었고, 소염제랑 뭐랑 먹으면서 운동을 쉬니까 괜찮아졌다. 건강하게 살려고 한 운동인데 아파서 속상하기도 하고, 패턴이 망가지는 것 같아서 마음이 좋지 않았었다. 중간에 양궁을 시작했는데 그게 원인이었나 싶기도 하고… 암튼 그렇다..
    아니 그래서 건강 관리를 안했다는 것은 아니고 만보 걷기나 따릉이 타는 것으로 대체했었다. 요즘에는 많이 좋아져서 다시 요가를 살살 해보고 있다.(60% 달성)
  • 강점 찾기
    나의 강점으로 어떤것이 좋을지 찾아보려고 했는데 아직도 못찾겠다.. 그냥 흘러가는데로 가기엔 배울게 너무 많고, 내가 재미있어 하는 분야가 어떤 것인지 알기엔 너무 짧은 시간인 것 같다. 급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앞으로 천천히 잘 찾아봐야 할 것 같아서 내년에도 아마 분기별, 반기별 목표가 되지 않을까 한다. (20% 정도는 달성 했을까..?)

그래프로 나타내보는 나의 1년

독서모임의 친구가 스스로 평가한 점수를 토대로 2023년의 그래프를 그려본것을 보고 따라하려고 한다.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1년동안 각 월에 있었던 이슈나 하이라이트를 적어서 점수를 매긴 그래프다. 대단한것은 없는데 그려놓고 보니가 좀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1년 그래프

이공이사에는..

디스코드 프론트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이야기도 하고, 좋은 정보를 주고 받기도 하고, 다양한 고민을 함께 공유하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거기서 배운 것들을 나한테 적용시키고 내 것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
추가적으로

  1. 테스트 코드
    새로 작업하는 코드에 한해 유닛 테스트 코드 커버리지 100% 달성!!! 이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테스트 코드를 도입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둬야 할 것 같다. 지금 회사에는 테스트 코드도 없고 중요성도 크게 높게 매겨지지 않는다. 그래서 테스트 코드가 얼마나 중요하고, 코드 작성으로 인해서 어떤것이 얼마나 개선될 수 있는지를 먼저 검증해야한다.
  2. 분기별 셀프 평가
    나는 피드백 받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제 3자가 봤을때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 할 수 있으니 잘못된 것을 고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내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제 3자는 잘하고 있고, 장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서 그런 것들을 듣는게 좋다.
    그런데 지금 회사는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평가가 없고, 연말에 진행하는 평가 마저도 뭔가 명확한 평가 기준이 없는 모호한 느낌이다. 그래서 최대한 객관적인 시점으로 나를 바라보며 평가를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평가라고 쓰고 회고라고 읽게 될 수도 있지만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스스로에게 더 좋은 효과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기존에 주기적인 회고를 하기는 했는데 조금 더 각을 잡고 한다는 느낌이랄까ㅎㅎ
  3. 영어
    개발 하다보니까 영어가 중요하다는게 계속계속 느껴진다. 그래서 올해는 스피킹, 리딩을 조금 더 공부해볼 예정이다. 시험을 보지는 않을거지만 한달짜리 강의를 12개 완료하는걸 목표로 해보려고 한다. 1년 동안 꾸준히 하다보면 조금이라도 늘겠지..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4. 2주 단위의 블로그 글 업로드
    올해 3분기에 주 1회 글 업로드 챌린지를 했었다. 공부할게 워낙 많아서 쉽게 될줄 알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지치고 글 퀄리티도 엄청 떨어진게 느껴졌었다. 그래서 2주에 한번정도로 변경해보려고 한다. 꾸준히 쓰다보면 블로그도 활성화되겠지.
  5. 앱 만들기
    거창한 네이티브 앱 이라기보다는 웹앱이어도 괜찮으니 앱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어디에 사용하기 위함보다는 공부의 목적이 크지만 어딘가에 사용될 수 있는 앱이면 더 좋을 것 같아서 다양하게 고민해보고 프론트만 있어도 되는 간단한 앱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다.
  6. 강점 찾기
    내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은 계속 할 예정이다. 여전히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어떤 것이 내가 좋아하는 것인지도 찾지 못했다는게 조금 슬프지만.. 계속해서 찾다보면 있겠지.
  7. 잘 쉬기
    2024년에도 잘 쉬는것이 하나의 목표다. 소소해보이지만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잘 쉬고 난 나의 모습이 훨씬 단단하고 건강한 모습이었다. 쉬는게 꼭 침대에서 뒹굴거리는 것만은 아니고, 전시를 보고, 책을 읽고, 좋은 영화를 보는 것들을 모두 포함한다. 압박을 받지 않는 모든 활동이 쉼에 포함될 수 있을 것 같다.

뭔가 새로운 것

올해에는 독서모임을 새롭게 도전해봤다. 유화 패인팅도 도전 항복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 같다.
2024년에는 1년 예산안을 짜고 어디에 돈을 쓰는지 월별 지출 내역을 정리해볼 예정이다. 나 한 사람을 사업체 하나 정도로 생각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냥 내년 목표로 쓰기에는 너무 거창한 것 같고.. 하지만 새롭게 하긴 하는거니까 적어봤다.

친구에게 선물로 준 그림
친구에게 선물로 준 엽서 사이즈 그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