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에 발표한 발표 회고를 왜 지금 쓰는 걸까.. 싶겠지만.
사실 쓸 생각이 없었지만 생각해 볼 수록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회고록을 적어두기로 했다.

덜덜 떠는 내모습

커뮤니티 소개

We are the future 라는 프론트엔드 커뮤니티다.

주로 Javascript, React, Next 등에 관해 이야기나 Javascript 생태계에 관한 이야기, 그 외에 자유롭게 모르는 것을 질문하거나 스스로 공부한 내용을 공유한다.
형식이 따로 정해져있지 않아서 공부하는 과정이나 고민하는 과정을 그대로 기록하기도 한다. 누군가의 고민 사이사이 공감이나 질문을 남길수도 있다.
주니어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니어도 아닌 그 어중간한 중간에 껴있는 시점에 필요한 고민들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커뮤니티라서 그런지 좋은 내용의 질문이나 정보가 생각 보다 많이 올라온다.

나의 경우는 들어가는 회사마다 사수가 없었는데 이런 사수가 없는 스타트업의 생태계에서 혼자 고민하기보다 함께 고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지가 많이 되는 커뮤니티다.

발표 계기

그 전에 잠시 내 얘기를 들어줘

일단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

나는 발표를 싫어한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순간을 무서워하는 것 같다. 사람들 앞에 서면 머리속이 하얗게 된다. 내 얼굴도 하얗게 질려서 멀뚱이 서있는 모습은 상상도 하기 싫다. 대본을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발표 전에 수없이 연습해도 하얗게 질려서 덜덜 떠는 것은 마찬가지다.

친한 사람들 앞에서도 말을 잘 하지 못하는데 나의 퇴사를 축하(?) 해주는 회식 자리에서 누군가 건배사를 요청했었다. 그 순간 사람들이 시선이 다 나를 향했고, 나는 뭔가 멋진 말을 해야할 것만 같은 부담감이 몰려왔다. 그래서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말자’라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해버렸다. 분위기도 싸해지고…. 다들 나와 가깝고 친했는데 내가 이런 찐따인걸 이해해 주겠지 싶다..(아직도 그런말을 해서 미안한 마음이다..)

암튼, 발표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다. 라는 말을 먼저 하고 싶었다.

진심은 아니야

찐 발표 계기

개발을 시작한 이후에 좋은 개발자란 어떤 사람일까.. 라는 고민을 계속 했었다. 어떤 개발자가 되어야 하는지,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떤 개발자로 봐주었으면 좋겠는지… 뭐 그런거..
주위에 어느정도 알만한 분들의 블로그를 찾아보기도 했고, 유튜브를 보기도 했다. 이런 분들의 정보는 엄청 많았다. 스스로 쓴 글에서도, 아니면 다른 사람이 진행한 인터뷰 같은 것을 통해서도 정보는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내가 찾은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새롭게 알게된 정보나 스스로의 경험을 글이나 영상으로 잘 정리해둔다는 것이었다. 모르는게 있어서 검색해보면 이런 분들이 먼저 시도해보고 시행착오도 겪어본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았다. 내가 블로그를 열심히 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개발자로서 처음 입사한 회사에서 퇴사한 이후에 시간이 많아지면서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 되었던 것 같다. 내가 봐오고, 정보를 얻고,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그런 뛰어난 개발자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처럼 나도 내가 겪은 경험을 공유해줘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에 블로그를 나름 열심히 정리했다. 시간이 나는대로 내 경험이나 생각을 적어보기도 했다.
그런데 소심한 나는 내 생각을 정리한 글을 쉽사리 세상 밖으로 내놓지 못했다. 몇 개의 글들은 써놨다가 지우거나, 아니면 써놓고 발행을 못하기도 했다.

뭐 그렇다고 큰 결심을 한 건 아니고, 그냥 조금 더 적극적인 사람이 되어보려고 발표를 했다.
블로그는 내가 글을 써두고 누군가 와서 봐주기를 바라는 약간은 소극적인 행동 이라고 생각했고, 이런 소극적인 상태를 벗어나고 싶어서 발표를 하게 된 것이라고 봐주면 되겠다.

발표 그 이후

결론을 말하지 않았다.

사실 발표를 하겠다고 했을때 주제를 정해 둔 것은 아니었다. 내가 가지고있는 경험이나 지식중에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게 있을지 의심하고 있었는데 커뮤니티 호스트와 대화하다가 겨우겨우(?) 주제를 정할 수 있었다.

뭐 그렇게 약 2주동안 떨리는 마음으로 발표를 준비했고, 실제로 덜덜 떨면서 발표를 했다.

그런데 발표를 끝나고 보니,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뭐였지?’ 라는 생각이 스쳤다. 발표 내용에 내가 하고싶은 말을 담지 못했던 것이다.
발표하는 동안 사람들 집중도도 좋았고, 공감도 많이 해주셨는데 결론을 제대로 말하지 않아서 망한 발표가 되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말하지 않아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주는 분들이었기를 바란다….(ㅜㅜ)

찐 후기ㅋ

결론은 ‘발표 망했다’가 아니고! 다음에는 이러저러한 것들을 조금 더 보강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 조금 더 결론에 집중된 발표를 할 수 있도록 목적을 확실히 하고 발표에 임하면 좋을 것 같다.
  2. 후기 및 결론 파트는 마지막에 꼭 넣어두고 꼭 말하자.. 인사하기 전에라도..
  3. 내가 발표 소스로 쓴 블로그(내 블로그ㅋ)의 링크나 출처를 남겨두면 조금 더 좋을 것 같다.
  4. 발표 좀 더 많이 하러 다녀야겠다.

끗.